배롱나무꽃 배롱나무꽃 석 달 열흘을 피고지고도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나 꽃잎이 다 지고 옷을 벗기우고 기다리고도 소슬바람에 죽은 듯 깊은 침묵에 외로움에 떨고 찬이슬로 목축이며 가끔 스치는 약해진 나비에게 소식 듣는다 불붙은 가지 그 아련한 추억을. 2018.8.7 11;30 남변리에서 시 2018.08.07
홍시 홍시 창문을 닫아도 스며드는 달빛 마음을 닫아도 파고드는 사랑 사랑이 달빛이냐 달빛이 사랑이냐 결국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서늘하게 멀어져 간 그 사람. 2018.8.5. 21;40 북변리에서 시 2018.08.05
미조항에서 미조항에서 어렴한 어둠속 마을이 잠을 깨면 형형색색의 깃발을 단 만선이 돌아왔다 태양도 습관처럼 어판장을 비춘다 비늘 묻은 몸빼바지 입은 여인네가 억센 바닷바람 사투리로 구릿빛 사내들 반길 때 가벼운 하늬바람 운율을 타고 물새들 몰려 온다 인근 여인숙 창문에서 진한 화장.. 시 2018.08.05
금산의 밤 금산의 밤 부소암 노을 끝 고라니 귀 쫑긋 미인의 속눈썹 상주해수욕장에 왁자지껄 보리암 범종소리 미립자로 퍼진다 편백나무가 노인성 별자리에 장수를 빌 때 애기 단풍 까치발 하고 귀를 세우니 스님들 독경소리 아득히 쌍홍문을 걸어 나온다. 2018.8.5 9;33 남변리에서 시 2018.08.05
붕어회 붕어회 어머니는 붕어회를 우물물에 씻고 빙초산 초집에 적셔 드셨다 간디스토마가 우글거리던 낙동강변에서다 탈나는 것보다야 배부른 게 나을 때였다 먹을 것이 없어서 허기지던 어린 봄날 붕어가 밥이었겠지 그걸 이해 못한 나의 우둔함이 벌판을 달리지만 어머니 고향을 생각해보.. 시 2018.08.05
낮달 낮달 그늘이 그리운 날 마트 처마에 들어선다 버려진 삼각김밥에 개미들이 아우성 붉은 플라스틱 사각 의자 사이로 서늘한 무명천 한조각 처연하게도 뜨겁지도 않은 골 패인 탁자 끝 열대야를 이룬 햇살이 불을 지핀다 뒤란의 에어콘 방열기가 그의 과거를 묻는데 이마에 핏줄이 돋고 창.. 시 2018.08.03
원두커피 원두 커피 젖은 수건을 힘껏 쥐어짰다 주리를 틀린 고통에도 말 없는 이유 한껏 심장 옆의 회오리를 걷어내기 위해서다 이른 아침 온몸이 부서져라 굽고 짜인 고통 제법 큰 종이 잔에 채혈 흔적이 소리 낸다 금방 검은 속 마음 걷어 내더니 신산한 삶을 들려주는 골 진 거품 사이 햇님이 출.. 시 2018.07.26
지역 언론의 말폭탄 지역 언론의 말폭탄 지역 언론사의 포퓰리즘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한지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지적에 하루속히 언론사 종사자들이 깨달아야 한다. 시정잡배들이나 즐겨 쓸 수 있는 삼류 유행어를 언론사가 생산하고 보급하는 꼴이라면 어찌 언론사의 본분을 망각했다.. 책향의 세상읽기 2018.07.22
용문사에서 용문사에서 비 맞은 부도들이 아름답다 제몸을 불살라 일으켜 세운 지장세계 산 것들의 아우성에 죽은 것들의 침묵 길다. 2018. 7.11 9;52 화전도서관에서 시 2018.07.11
남해의 "잠 못 이루는 밤" 남해의 "잠 못 이루는 밤" 지난 5월12일 작성 밴드글 옮겨옴. 최근 어떤 분의 폭로로 인하여 잠을 못 이룰 사람들이 많다. 물론 필자를 포함한 일반인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의아해 하는 경우가 다수다. 하지만 그동안 수면 하에 잠복하던 설들이 이제 표면화되었다고 할 수 .. 카테고리 없음 2018.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