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항에서

책향1 2018. 8. 5. 11:12

  

미조항에서



어렴한 어둠속 마을이 잠을 깨면


형형색색의 깃발을 단 만선이 돌아왔다


태양도 습관처럼 어판장을 비춘다


비늘 묻은 몸빼바지 입은 여인네가


억센 바닷바람 사투리로 구릿빛 사내들 반길 때


가벼운 하늬바람 운율을 타고 물새들 몰려 온다


인근 여인숙 창문에서 진한 화장한 여인이 흰손을 흔드니


꽁무니에 해수를 흘리며 출렁이던

 

물차가 등장하자 커다란 뜰채로


조도가 웃는 낯으로 다가오고


금새 비릿한 물결 한 폭


방파재 밑에서 쉰다.



 

2018.8.5 11;08 남변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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