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그늘이 그리운 날 마트 처마에 들어선다
버려진 삼각김밥에 개미들이 아우성
붉은 플라스틱 사각 의자 사이로 서늘한 무명천 한조각
처연하게도 뜨겁지도 않은 골 패인 탁자 끝
열대야를 이룬 햇살이 불을 지핀다
뒤란의 에어콘 방열기가 그의 과거를 묻는데
이마에 핏줄이 돋고 창백하여 대답도 없이
다가올 몇 날을 기약하며
푸른 하늘 지나던 구름이 그의 자서전을 펼치는데
입을 연 활자들이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간다
잡으려 해도 끝없이 닿을 수 없는 창공
태양이 출근하기 전 내 이마에 핏빛으로 글을 다시 쓰리라
지팡이 들고 더듬어간 나의 과거
부잣집 달덩이니라
하늘에 닳은 더듬이로 나를 살찌우고.
*2018. 8. 3. 18; 46 북변리에서
*사진출처 ; 필자사진. 낮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