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읍 차부 조용하다 겨울 갯벌같은 버스정류장 은행나무 노란 잎도 무던히 추억 쌓던 보도블록 위 읍사무소 고염나무 시들하고 불우이웃 돕기 배지같은 먼나무 열매 제풀에 익어간다 완행버스가 잰걸음으로 오는 오후 시장통 국밥집 호마이카 상에서 노인들 뚝배기 비우는 사이 시큼한 시간을 되.. 시 2015.09.03
순두부 내 몸인 듯 네 몸이고 고체인 듯 액체이고 얼굴도 없다 반듯하게 각을 세웠다면 존재 의미가 없다 물탄 듯 조화로우니 남에게 모질 일도 칼 맞아 잘릴 일도 없고 순하잖아 청천에 구름인 듯. 시 2015.09.01
2015년 9월 1일 오후 02:13 今日の 朝鮮日報 朴大統領 閔妃比喩のコラムにインターネット激昂。"安倍首相は伊藤博文", "チョクパリ“日本の建前は平和国家、本音は好戰国家、菊と刀の国。 日本の右派性向の日刊紙産経新聞が過ぎた31日、朴槿恵(パク・クンヘ)大統領を明成皇后(.. 카테고리 없음 2015.09.01
횟집 여인 밤마다 별이 되어 삽짝을 열고 우거지 같은 세월, 조선간장같이 짠 가슴이 크고 허리가 가느린 그 여인과 누란楼蘭을 자주 걸었다 발정한 고라니 소리같은 날카로운 매운탕을 끓이며 떫은 생을 우려내느라 활활 타오르는 가스 불에 너무 오래 아랫도리를 지졌다 아침에 곱게 남색치.. 시 2015.09.01
등불 갑자기 기름이 떨어졌다 뭘 하느냐고 빛을 만들고 있다 어두워서 아차하면 어두워지니까 태양을 품었나 시샘 이글거리는 독설도 가슴 속 욕망도 기름만 묻으면 살아나는 인화력 죽어가는 사람도 저렇게 살아난다면 얼마나 좋겠니. 시 2015.08.31
초가을 나무 밑둥치에 매미 허물보이자 마실까지 내려온 대낮에 술 취한 저 여편네 벌건 얼굴로 염치도 없는 청상(靑孀) 온 세상 베라묵을 남정네들 옛 추억 떠올리며 숙연케 하는 맵짜 미인계 이 시대 여름의 프락치. 시 2015.08.30
귀뚜라미2 후미진 책장 속에서 귀뚜라미가 운다 물 한 모금 쌀 한 톨 안줘도 가을이 오는 발걸음 소리를 스스로 낸다 어둠으로 쌓인 빈틈 아랑곳없이 밤의 외투를 입은 온몸 소리만으로 교감하던 결연한 매달림 터져 나오는 제 안의 아우성을 어쩌지 못해 매끈한 더듬이에 핏빛 결기가 배어나오고 .. 시 2015.08.30
초라한 장미 곰팡이 같은 이끼가 낀 스래트 집이 보이는 노래방 뒷골목 그 계단에서 잎이 다 떨어진 비루먹은 유기견 같은 장미 화분 얻어왔다 살려 보려 애 쓰지만 한 뼘도 안 되는 굳은 흙 허공을 베개 삼아 펼친 초라한 팔이 아직 교감을 덜 이룬 채 울타리를 자꾸 뛰어 넘어 이빨 내밀어 물려드네 .. 시 2015.08.29
상강 무렵2 쇠칼쿠리로 하천부지에서 땅 한 땀 늘리던 어머니가 시커먼 정지 앞에서 두건으로 몸을 탈탈 때렸다 삼베 적삼이 겨우 마를 쯤 살강의 삶은 보리를 훑어내 밥을 짓고 끝물 고추를 잔뜩 넣은 된장국을 끓였다 땀내 밴 어머니의 매운 된장국 질긴 고추가 하나도 맵지 않았다 중천의 여름이 .. 시 201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