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 유배 누가 그랬지요 강 같은 바다 건너 성웅도 보고 유림도 만났다지 늘씬한 다리 위로 버스타고 오는 유배는 아니지 다리가 있으니 섬이 아닌 것처럼 하지만 목욕하러 온 하늘의 선녀도 옷을 잃어버리고 유배를 당했지요. 일본의 부엌대기 그녀는 사랑을 위해 30년간의 유배를 당했지요... 시 2015.11.21
지지배 지지배 그 땐 도루코 날같이 쌀쌀맞았지만 살포시 웃으면 치아가 꽉 찬 해바라기같고 발그레 한 양볼에 보조개가 작은 연못같던 내 지지배 시를 보고 카카오톡으로 연락 하자네 보아 하니 이젠 때 묻고 이 빠진 정지칼이네. 2015.11. 15 20;15 남해읍에서 시 2015.11.15
한산 소곡주 백제왕실의 술, 한산 소곡주 소곡주는 우리 역사에 나오는 가장 오래된 술이다. 삼국사기 백제본기를 근거로 하자면 1500년 전부터 이 땅에서 빚어온 술이다. 백제의 역사 서술 중에 자주 등장하고 왕조가 망하는 그 순간에도 의자왕과 함께 소곡주가 등장한다. 한편 조선시대에는 한양에 .. 수필 2015.11.14
재두산장 재두산장* 금산 어귀 키 낮은 다알리아 너머에 우뚝 선 바위하나 늦게 온 자식 기다리고 가난을 곁에 두고 파초가 선비 같던 집, 비스듬히 기운 소나무 위로 막걸리 냄새 익어가고 호박고지가 마당에서 신나게 익어갈 즈음 파전이 곧 해물과 어께동무한다 50년 곰삭은 된장이 신선한 산 나.. 시 2015.11.08
모기 모기 여름 내내 가슴 통증을 유발하더니 소름 돋게 하는 경고음 내며 주사기 같은 빨대로 달려들던 미물 수직 벽에 앉거나 천장에 매달려서 고공농성도 마다 않던 놈 가을 볕살도 저 만치 홀로 저물어가니 이미 양버즘나무 위로 바삭 마른 겨울이 온 것을 알고 수많은 그들만의 구호들로 .. 시 2015.11.08
가을 북천역 가을 북천역* 수신호 하는 코스모스 사이 밟힌 삼각김밥 쪼아먹는 비둘기 같이 에어콘 끄고 기어온 목이 쉰 열차. * 경남 하동군 북천면 경서대로 2446-6에 있는 경전선의 역. 시 2015.11.05
파도 파도 이빨이 없어도 거품을 물고 손이 없어도 바위 귀싸대기는 잘도 때린다 가슴이 없어도 푸르게 물들이는 저 골다공 늙은 바위에 머리 푼 미역 안고 말없는 저 탐욕. 저 서슬퍼런 호기심 벼랑에, 묻은 세월의 상처만 씻고 간다면 자비로 보듬고 간다면, 진솔한 네가 나는 좋다. 그것도 아.. 시 2015.11.04
민물새우탕 민물새우탕 군청 그 어귀에 가지런한 민물 새우탕 바닷가에서 처량한 낚시밥 신세 면한 얼큼함과 어울린 중생들의 뜨거운 단체 농성 어혈이 확 풀린 식도를 타고 알싸하게 흘러오는 꼬리짓 시침질 하는 강한 수염 등 터진 꾸부정한 허리 달아오른 붉은 화농과 여벌인 수제비 명아주 톱니.. 시 201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