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 태양이 충혈된 눈으로 핥던 방축배미 위에 뱀 그물이 놓였다 실한 밧줄로 그네 타던 그들도 어깨 으쓱하던 근육질이 털실이 풀려 쇄골이 들어난 켜가 생긴 나무로부터 허술해졌다 배를 들어낸 거친 툇물고추 몇 개 소슬한 툇마루에서 뒹굴고 던져 둔 땀 내 나는 두건 댓돌 위 논흙 묻은 .. 시 2015.08.29
노가리 다 자라기도 전에 꾸덕꾸덕하거나 미역 마르듯 바짝 마른 몸으로도 그저 싸구려 술집에서 노가리나 푸는 나는 짓이겨지거나 부관참시를 당해도 싸다 침도 안 바르고 방자하게 나풀거린 입도 있지만 한 때 넘실대는 파도를 거스른 혜안이 있지 아직 슬기어린 눈 부릅뜬 채 살아 있지. 시 2015.08.28
마산벌* 솔기 모양 논둑 따라 슬어 놓은 서캐마냥 쌓아 놓은 나락 삐까리 빈 들녘 으스름한 달빛에 시름 긴 그림자 메기 하품하면 쓸려올 수리천* 홍수 생각에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마산벌. *마산벌; 대구시 달성군 현재 현풍나들목이 있는 들판. *수리천; 마산벌을 가로지르는 하천. 차천(車川). 시 2015.08.25
처서處暑2 함석 대문 밖 옥수수 헛발 굵은데 목쉰 매미대신 목청 가다듬은 여치 소리에 더욱 선명해진 산 단장 채비 중인 산에 흰 구름 쉼 없이 흘러가니 서늘해진 낮달에 재 너머 장삼 걸친 노승 그림자 길다. 시 2015.08.21
늦여름 해수욕장 미인의 눈썹에도 저문 햇살이 늘어졌다 모래판에 물결이 만든 주름살에 누운 임자 잃은 슬리퍼 기운 파도소리 관광안내소에 기댄 바다품은 소나무 그림자 주차장까지 늘어졌다 상가 입구에 졸고 있는 강아지 목이 쉰 매미 방파제 돌에 걸려 나풀거리는 비닐봉투 인도에 말라붙은 불가사.. 시 2015.08.18
남해는 역사박물관이 아쉽다 남해는 역사박물관이 아쉽다 향우기고 - 홍춘표 삼동 출신 시인 [462호] 2015년 08월 12일 (수) 20:09:05 남해타임즈 nhsd@hanmail.net 홍 춘 표 삼동 출신 시인 남해는 자암 김구 선생이 예찬한 산자수명의 아름다운 신선의 섬이다. 동쪽으로 대마도, 서쪽은 흑산도, 남쪽은 제주도의 해협을 이은 .. 문화 201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