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산장

책향1 2015. 11. 8. 13:19

재두산장*

 

금산 어귀 키 낮은 다알리아 너머에

 

우뚝 선 바위하나 늦게 온 자식 기다리고

 

가난을 곁에 두고 파초가 선비 같던 집,

 

비스듬히 기운 소나무 위로 막걸리 냄새 익어가고

 

호박고지가 마당에서 신나게 익어갈 즈음

 

파전이 곧 해물과 어께동무한다

 

50년 곰삭은 된장이

 

신선한 산 나물과 위압적인 조화를 이룬 사이

 

우조(羽調)로 부는 서늘한 바람 발미에

 

가을이 등성이에서 소걸음으로 다가오는

 

그 산 어귀의 우듬지인 그 집.

 

*남해 금산 어귀의 식당 겸 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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