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산장*
금산 어귀 키 낮은 다알리아 너머에
우뚝 선 바위하나 늦게 온 자식 기다리고
가난을 곁에 두고 파초가 선비 같던 집,
비스듬히 기운 소나무 위로 막걸리 냄새 익어가고
호박고지가 마당에서 신나게 익어갈 즈음
파전이 곧 해물과 어께동무한다
50년 곰삭은 된장이
신선한 산 나물과 위압적인 조화를 이룬 사이
우조(羽調)로 부는 서늘한 바람 발미에
가을이 등성이에서 소걸음으로 다가오는
그 산 어귀의 우듬지인 그 집.
*남해 금산 어귀의 식당 겸 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