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참외 개똥참외 굴러도 개똥밭이었는가 에둘러 담은 더위 붉은 가슴 열고 알알이 맺힌 자식들 자랑 좀 보게 흙수저 물고 태어났다고 진골을 부러워 하랴 항금빛 저 참외 깊은 시름도 향으로 만든 저 재주 너는 누구에게 향이었던 적 있는가 보굿없는 농을 치고도 늠름한 자태 꽃보다 붉은 저 열.. 시 2019.09.23
어떤 여유 어떤 여유 절집의 단청같은 옷에 멋진 안경 쓴 여인네 마주하며 돌아 나오는 길 귀여운 다람쥐 날 따라 오려나 배낭에 가득 채운 능엄경 벗어놓고 다못 채운 배에 커피 한잔 채우니 속이 꽉찬, 석류 한 개 떨어져 구르네. 시 2019.09.22
엿 엿 단맛이 절박하면 구멍 난 고무신이나 길에 떨어진 자동차 큰 볼트 찾던 아직도 배가 고픈 뱃속에 남아 입가 흰 밀가루 묻힌 형제 공갈빵 같던 큰 구멍이 허세인줄 모르고 내가 이겼다고 낄낄대던 살가운 추임세 시 2019.09.05
개망초 개망초 한뎃잠을 자고도 봄볕 한 줌 머물다간 언덕배기 한 땀 .. 아무도 관심 없어도 잠못 이루는 궐기 까치발로 이빨 보이는 웃음 흔들리며 익어가는 난황 감감한 사랑 다 세버리겠다 시 2019.08.26
사랑의 “밧데리” 사랑의 “밧데리” 좀 빠른 템포로 멋진 노래임에 틀림없다. 물론 가수도 요즘 뜨는 얼굴이다. 그 이쁜 입술로 “밧데리”라 외쳐대고 있다. 공중파 방송 뿐 아니라 모든 방송에서도 그런다. 마치 일본말 전도사 같다. 물론 흔히 배터리를 밧데리로 발음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 시국, 불매.. 우리말 산책 2019.08.17
망운사에서 아침을 여는 책향시 796 망운사에서 산허리 짚고 선 구름이 모여 있다 연등이 길을 열고 지친 몸 이끈다 길가의 투전판 개평같은 개망초 야문 입술에 소태같은 절망도 감미로운 미소에 적멸로 스며든다 반갑다 오늘도 합장하는 돌 일주문 범람하는 절 안의 모두가 부처인 걸 적막을 깨우.. 시 2019.08.07
금산 금산 범종 소리 범람중인 앵강고개 지나 감성돔 등같은 산길로 들어서면 초록의 담마진 오른 삼나무 애손들 앵강만 파도에 향기 품은 산 아가미 같은 거친 숨 가다듬는 올마다 경을 단 초록의 중생들 골깊은 바윗글도 열해속에 잠기는 가지들이 붙들고 이야기 하자든다 밀당하듯 보름사.. 시 2019.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