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염좌* 미니염좌* 누항의 여느 잡풀인 줄 바라보다 닳은 내 무릎의 고통보다 더 아리다 세상을 향해 통증을 참아가며 외치는 천둥소리. *미니염좌; 다육식물의 일종. 시 2020.02.03
69의 변명 69의 변명 *이 시는 임채성 시인님의 【69】라는 제목의 시를 보고 적었습니다. 저의 별명이기도 합니다. 분명 위아래가 있으므로 가끔은 뒤집히는 거다 “저 평등의 오르가즘” 가을철 사랑방의 속곳 “벗는 소리” 세상의 젤 좋은 소리 이녁이 고를 빼둔 “무장해제”는 필연 인과응보라.. 시 2020.02.02
아버지의 재떨이 아버지의 재떨이 원래 넌 일제시대 어느 광산 원석이었지 아버지 곰방대 잘도 받아내다가 겨울내 새끼 꼬는 옆 가끔 신음소리 가시는 날 울음 안으로 삼켰지 한동안 속 차리고도 뒤켠에 물러나 분가 때 숨결을 아직도 보고 있다 몰랐지 때 묻은 배꼽 나온 신동(伸銅)이 뭐라고 노인연금 .. 시 2020.02.01
묵 한 모 아침을 여는 책향시 832 묵 한 모 땡볕의 담금질 바람의 무두질 다람쥐 왕성한 식욕 견딘 단단한 내공 속 다 내보이니 세상이 다 보이네 차갑게 엉긴 윤기 텁텁한 각을 세우네. 시 2020.01.29
바닷가 억새 바닷가 억새 쪼름한 바닷가 언저리 겨울 조악한 추억들이 떠올린 내모습 앙상한 발이 근육질을 자랑한다 뼈와 살 부대끼며 날이 선 죽창 여름에 바다를 성기게 노래하고 별빛을 가슴에 담아 한참을 속삭였다 여로를 마치지 못한 스티로폼들이 파도들 왔다간 자리 지킬 때 처연한 계절 애.. 시 2020.01.25
읍사거리 동백 읍사거리 동백 춘삼월 포근한 바람에도 뭇 남성들의 은근한 유혹에도 내숭에는 이력이 난 그녀 짙푸름은 늘 은장도 같더니 뭔 일 있나 가지 사이 속적삼 풀고 실실 웃으며 홍조가 점점 번진다. 시 2020.01.22
물메기 말리기 물메기 말리기 위리안치가 끝나지 않았다 통발에서도 옥상에서도 죽으나 사나 적소가 여기인 걸 마르지 않는 푸른 바다 그리워 입벌리고 눈뜨고 혼자 적는 상소문 시 2020.01.20
고를 빼다 고를 빼다 -남해 강진만- 봉두난발 (蓬頭亂髮) 생미역같은 고를 빼다 고봉밥 한 그릇 무척 그리웠던 자꾸만 돌아보는 유년 시절 언제나 마르지 않은 푸른 가슴 동여맨 적삼 열어 속을 보여주네 만지면 부서질 듯 기억 한편 접어두고 이제는 붉은 동백 기우는 소리 저 물결 궐기보다 진했던.. 시 2020.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