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개똥참외
굴러도 개똥밭이었는가
에둘러 담은 더위 붉은 가슴 열고
알알이 맺힌 자식들 자랑 좀 보게
흙수저 물고 태어났다고
진골을 부러워 하랴 항금빛 저 참외
깊은 시름도 향으로 만든 저 재주
너는 누구에게 향이었던 적 있는가
보굿없는 농을 치고도 늠름한 자태
꽃보다 붉은 저 열정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