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지고 백목련 지고 목이 꺾이고 참 어색한 만남이다 흐르다 만 물주름에 얼비친 자화상 순백의 손수건 되어 갈 길 바쁘다 화사한 진달래의 고고성 듣기도 전 봄볕따라 소환된 차가운 기억들이 파문의 행방과 맞춘 절묘한 몸사위 소쩍새 울음소리에 서녘하늘 물들고 떠나는 자식 가슴으로 묻고 .. 시 2020.03.15
주런이 주런이 밥 익는 냄새가 가장 좋은 향기지 능엄경을 읽으며 커피나 홀짝 거린다 세상의 진한 글귀는 마음을 잡지만 통속의 득달같은 화끈함에 헛꽃이 짧은 삶을 두고 혼돈의 삶은 소모지 말씀의 새밥을 두고도 삶의 허망함을 주런이 해도 떠나간 여인은 늘 그립고 심연에 묘연이 더한 밤비.. 시 2020.03.10
무임승차 무임승차 발이 없어도 그는 억센 손아귀로 무슨 인연이나 있는 듯 달라붙어 안방까지 따라왔네 소문도 없이 발자국 소리에도 억겁의 인연일까 선소 왜성 성벽에 달라붙은 잔인한 왜구같은 저 도둑놈가시의 끈질긴 야욕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앞으로 도둑놈으로 살지 말고 새로운 인연으.. 시 2020.03.08
원두카피 2 원두카피 2 어쩌다 인터넷을 보고 연락을 안보고도 사랑한다는 새카만 문자가 빈속에 마시는 카페인이다 세상에 응원자가 있으니 하늘을 날고 식은밥도 맛이 있고 워드도 잘 되네 달달한 그 맛이 어둠에서 별이 될련지. 시 2020.03.07
우얍니까 우얍니까 바람은 잔가지서 울고 가는 피리 그 소리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재잘거리는 실개울 신이 났어요 서늘한 외로움 목젖에 걸리지만 우야죠 누가 뭐래도 고운 생살 돋는 이제는 저린 손도 풀어주는 봄이지요. 시 2020.03.07
입춘 지나 입춘 지나 아이들 소리가 실개천에서 나니 입덧하던 산수유 꽃사태를 예고 산마다 도지는 속살 터지는 소리 튼 가지 봄바람에 연한 생살 돋는 날 잊지 않고 떠나는 겨울과 언약도 없이 난분분 청상홍삼 걸치고 맵시 짙다. 시 2020.03.06
어떤 발원 어떤 발원 -청노루귀- 산의 관자놀이 잔설을 들어올리고 멍이 든 온몸으로 뒷꿈치 들고 가냘픈 봄의 밀어를 듣고 있다 달빛만 마시고 차가운 미련을 담고도 따스한 실핏줄 선명한 배내 짓으로 적막을 뚫고서 앞섶을 여미며 우뚝 선 움트기 누군가 알려준 거대한 소용돌이 미소로 번지는 .. 시 2020.03.05
파고드는 발톱 파고드는 발톱 몸의 마지막에서 허물을 캔다 초승달같이 예민하여 살점을 파고드니 내 살 같지 않은 반항을 어찌 누를까 굴곡진 내 삶을 슬어 무엇에 쓸까만 수 천 번 잘라내고 숨겨도 삭히지 않고 둥글게 끊어낸 녹이 슨 내분신들 허리를 낮추면 오욕이라도 사라질까 오늘도 내 잘못을 .. 시 20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