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끈 헐끈* 조여야 사는 것이다 꼬리끼리 손을 쏙 잡는 것 담배 찌든 헐렁한 핫바지에 틈은 치사량 튀어나온 뱃살 육체 고문에 끊기는 자살행위는 그만 둬. *허리띠의 방언 시 2021.07.01
짧은 봄 짧은 봄 쪽진머리 댕기 풀 시간도 없이 또 친구가 떠났다는 늦은 부음을 접했다 떠난 줄도 모르고 인터넷이 알려준 생경한 더위 화사한 날을 기억하려 아둔한 댓글로 만개 꽃을 올렸다. 시 2021.06.10
용문사부도3 용문사부도3 낙엽이 우수수 또 삶을 준비하는 청명한 날 노스님 닮은 부도들이 양지뜸에 모여 있다 깊은 생각 오도송을 읊는지 볼이 불룩한 다람쥐 기도중 주위가 훤하다. 시 2021.05.31
나팔꽃 나팔꽃 보리타작에 먼지를 덮어쓰고도 이슬에 목욕하니 여린 웃음 씽긋 안녕하며 아침 인사하고 조신한 여성스러움에 이쁜 소곤거림 잡초들 거친 손아귀 어쩔려구. 시 2021.05.08
남해동백 남해동백 사월 중순 붉은 꽃비가 내린다 절간의 염불에 젖어 소리 없이 목이 꺾인 아우성 힘없이 잠든다 해풍에 몸 씻고 절규했던 붉은 단장 애타는 심정 하염없는 독백에 멍든 가슴 쓸어내고 죽었어도 살아. 시 202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