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새벽 겨울새벽 오래 묵은 습관처럼 간밤 장독 핥던 송아지 엄마 품으로 간 사이 어머니가 짚소쿠리로 재를 치고 쌀을 안치며 부엌 부석돌에 부시깽이 부딪히는 소리에 방구들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니 밤새 달그락 대던 살강 위 이 빠진 종지 사이 생쥐 한 마리 반쯤 닳은 놋숟가락 차고 후다닥 .. 시 2017.01.18
해질녘 해질녘 벼 발자국 줄진 그 너머 껍질이 수두룩하고 논고동이 동면을 준비하니 어스름이 눈알을 부라리는 시무룩해진 시렁에 걸어둔 보리밥 떫은 감이 물컹한 홍시로 식은 봉창에 살그머니 다가온 동산 소나무 긴 그림자 서녘 하늘 갈가마귀 떼 지붕 위로 날아간다. 2017.1.15 19;09 남해읍에.. 시 2017.01.15
"매관매직" 사건 10차 공판 "매관 매직" 10차공판 "매관매직"10차 최종진술 및 구형공판이 오늘(2017.1.12) 오전11시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제1형사 합의부(재판장 진상훈) 201호 법정에서 열렸다. 판사의 지난 재판의 큰 쟁점이던 현금카드 사용 여부 확인을 위한 석명 요구에 비서실장과 박모씨의 진술이 있었다. 문제.. 책향의 세상읽기 2017.01.13
남해 용문사 천왕각 앞에서 남해 용문사 천왕각 앞에서 살아야 한다는 핑계로 이해하기보다 비판에 능숙했으며 덮어주기보다 들추기를 즐겼다 보듬어 주기보다 남의 아픈 곳을 건드렸고 아무 것 아니면서 잘난 체 했던 것들 겨우 성속의 경계에서 원색의 옷에 손잡은 등산지팡이정도 만지작거리니 순간 식은땀이 .. 시 2017.01.09
달반늘 달반늘 어쩜 낭만적으로 들린다. 남해 지족의 유명 장어구이집 이름이다. 인터넷에는 이런 해석이 있다. “달반늘 뜻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현재의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의 옛 이름인데요. 달반늘은 상당히 시적인 의미로, '가던 달도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 우리말 산책 2017.01.05
투승점投繩點을 찍다 투승점投繩點을 찍다 김소해 쟁깃날 벼리고 세워 경작한 바다이네 수평선 너머까지 가보고 오는데 육십년 근육질 어깨죽지에 동해호가 파도친다 아버지 가던 길은 따라가지 않겠다고 빈 어창漁艙에 버티던 길 여기까지 따라왔다 한 그물 당길 때마다 올라오는 아버지 길 비장秘藏의 낡.. 길섶에서,道のそばで 2017.01.02
“매관매직” 사건 9차 공판 “매관매직” 사건 9차 공판 오늘 제9차 공판이 진주지원 201호 법정에서 열렸다. 예고대로 오늘은 8차 공판에서 시간 관계상 심리를 진행하지 못한 비서실장과 이모씨, 이장으로 알려진 배모씨의 증언이 있었다. 가장 핵심 증언으로 불리던 비서실장은 심문에서 현금카드를 비롯한 거의 .. 책향의 세상읽기 2016.12.15
망운사 적요 망운사풍경 울퉁불퉁 속세같은 돌 비렁도 허름한 바릿대에 장삼 휘날리는 흰 물보라 치는 강진만도 스님 따라 일렁인다 둥근 선화에 비친 달은 석문에 기대섰고 공양소 늙은 보살 밥주걱 소리 염불 같고 소나무 등걸에 다람쥐 오르는 소리만 들린다 적요 속 흐르는 은은한 달빛에 뜰 옹.. 시 2016.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