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새벽
오래 묵은 습관처럼
간밤 장독 핥던 송아지 엄마 품으로 간 사이
어머니가 짚소쿠리로 재를 치고 쌀을 안치며
부엌 부석돌에 부시깽이 부딪히는 소리에
방구들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니
밤새 달그락 대던 살강 위 이 빠진 종지 사이
생쥐 한 마리
반쯤 닳은 놋숟가락 차고 후다닥 도망친다
댓돌 고무신 속 냉기가 사라질 쯤
나무하러 갈 지게에 밥곽이나 챙기니
그제사 소가 부스스 일어나 여물 되새기며
하얀 입김 크게 이는 새벽.
2017.1.18 10;32 화전도서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