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새벽

책향1 2017. 1. 18. 10:56

겨울새벽

 

오래 묵은 습관처럼

간밤 장독 핥던 송아지 엄마 품으로 간 사이

어머니가 짚소쿠리로 재를 치고 쌀을 안치며

부엌 부석돌에 부시깽이 부딪히는 소리에

방구들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니

밤새 달그락 대던 살강 위 이 빠진 종지 사이

생쥐 한 마리

반쯤 닳은 놋숟가락 차고 후다닥 도망친다

댓돌 고무신 속 냉기가 사라질 쯤

나무하러 갈 지게에 밥곽이나 챙기니

그제사 소가 부스스 일어나 여물 되새기며

하얀 입김 크게 이는 새벽.

 

 

2017.1.18 10;32 화전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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