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용문사
선인의 향기가 자색 안개다
봄의 기별로 녹차를 다리고
동생의 소식도 뜯지 않았다
산입에서 겨울이 물러가 듯
문밖에서 인연들이 돌아갔다
꽃 사태는 화엄천지
굽은 소나무도 경을 읽고
죽음도 잊고 싶다
계곡물에 발을 적시며
경계를 초월한 산짐승들이
마음을 쓰다듬네
무엇을 읽고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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