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앞

책향1 2020. 3. 30. 23:30

그 집 앞

 

햇살에 여문 땅도 풀렸지만

언젠가 슬픔이 고였던 그늘에서

비둘기 눈이 번쩍 모이 찾는

오독인가 비뚠 자모를 세우듯

낡은 철학 책

탈색으로 바랜 제목에서

향기는 말 못한 우물거림

입안은 감 탄닌처럼 거칠다

그 봄이 세상에 마구 뛰어 다닐 때

맥박이 뛰고 운동화 끈 조인

나도 출발점에 다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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