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붉은 장미
해마다 가지치기를 해도 볼이 붉다
빗줄기 오락가락 소문만 무성한
눈치도 없이 다녀 간 희미한 흔적
모가지 비틀어도 담장을 기웃거리며
어차피 꽃물도 안이나 밖, 한철인 걸
가시가 돋기 전 가지를 뻗어야 기회를 잡지
온몸이 쑤셔도 연이어 생각나고
이 세상 끝이라도 살과 뼈가 탄다 해도
오뉴월 바가지로 퍼부을 햇살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