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 금산(錦山)
등 굽은 소나무도 한손 모으고 선
나부댄 장어 같은 산길이 화장하고
늘어진 가지에도 고고성 요란하다
새싹들 알몸으로 목욕재계한 거 좀 봐
급하게 나오느라 씨앗모자 남았네
비단결 바람을 타고 젖내가 가득하다
모두의 화엄세계 경건하게 고개 숙인
속내를 못 감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오므린 덩굴 손 금강경 잡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