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추파(秋波)
창기도 아닌데 백주에 장터목에서
온몸으로 주저 없이 내미는 손길
질끈 동여맨 치마폭 요염한 자태
사람만 저럴까 산들 거리는 매무새
여인의 고운 눈길 온산의 이파리들
부추긴 바람에 나비같이 그네 탄다
젊을 적 세 번이나 바람맞힌 도도함
여태 그런 줄 알았더니 나이를 못이긴
그 여인의 손편지, 세상을 물들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