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재떨이

책향1 2013. 8. 30. 10:25

 

아버지의 재떨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금속제 재떨이를 가져 왔다

납작하게 업드린 채

추운 겨울 새벽녘 땅땅 재 터는 소리와

사그락 거리는 새끼 꼬는 소리가

멈출 쯤이면 그도 일어서보고 싶지 않았을까

 

맨날 긴 곰방대에 얻어맞은 상처투성이

재 투성이 만월형 얼굴은

자신의 신산함 삶을 알리고 싶지 않았을까

 

인생을 담은 몸집 작은 그가 담대하다

뒤집어 생각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고단한 삶을

담아 굴러가도 제 팔자는 알고 있다

 

고단함의 기체화로

기체보다 강력한 액체 니코틴 덩어리로

담배의 생명을 버리고 공허한 정신만 얻은

연기 무게에서도 생명이 계량되더냐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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