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재떨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금속제 재떨이를 가져 왔다
납작하게 업드린 채
추운 겨울 새벽녘 땅땅 재 터는 소리와
사그락 거리는 새끼 꼬는 소리가
멈출 쯤이면 그도 일어서보고 싶지 않았을까
맨날 긴 곰방대에 얻어맞은 상처투성이
재 투성이 만월형 얼굴은
자신의 신산함 삶을 알리고 싶지 않았을까
인생을 담은 몸집 작은 그가 담대하다
뒤집어 생각하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은 고단한 삶을
담아 굴러가도 제 팔자는 알고 있다
고단함의 기체화로
기체보다 강력한 액체 니코틴 덩어리로
담배의 생명을 버리고 공허한 정신만 얻은
연기 무게에서도 생명이 계량되더냐
<작성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