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책향1 2013. 8. 24. 11:27

 

어느 날 

 

 

해변에서 멸치 줍는 노인이

엄지에 침을 발라

 

바닷물에 다 닳은 멸치 같은

부두를 더듬으며

 

 

초가을

비린 세월을

모으고 있다

 

 

일생을

더듬은 굵은 손마디

 

손금 하나 하나가 계급장인

부둣가 비린내들

 

 

흩어져 널부러진 은빛 달빛

밴댕이 소갈딱지 보다 못한

저 좁아터진 심뽀를 어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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