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느 날
해변에서 멸치 줍는 노인이
엄지에 침을 발라
바닷물에 다 닳은 멸치 같은
부두를 더듬으며
초가을
비린 세월을
모으고 있다
일생을
더듬은 굵은 손마디
손금 하나 하나가 계급장인
부둣가 비린내들
흩어져 널부러진 은빛 달빛
밴댕이 소갈딱지 보다 못한
저 좁아터진 심뽀를 어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