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책향1 2009. 10. 8. 09:59

 

 

장독들은 중년으로 세월을 밴

뱃살이 두둑하다

 

장 담그던 손은

멀리 갔어도 오래된 자장면 빛은

정좌하고 있다

 

원색 고추 구름 띄워  금방 맛 든

내 나이보다 많은 세월의 곰삭음에

초대받지 않은 흰 곰팡이가 만드는 외연

 

처마 밑 화학적 풍경에

잦아던 으스름한 달빛은 놀라 도망가고

세월을 인 굼뱅이

움직이지도 않고 침묵하는데

 

뭐 심심한 부류들 쉽게 깨지는 아픔을

순간의 희열로 즐긴다.

 

가을 정취를 녹인 속으로

윤기나는 먹빛 옷 단장하고

누가 가방 끈이 긴지 올망졸망 갓 쓰고

서로 내기한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나무2  (0) 2009.10.30
은행나무1  (0) 2009.10.20
모과  (0) 2009.10.06
외출의 미학  (0) 2009.09.29
파도  (0) 2009.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