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의 미학
하얀 종이위의 일직선에서 나를 알고
여러 겹으로 겹쳐도 한 줄 작대기 밑에
가녀린 줄기 서늘한 응달에서 흰 이빨 내고 웃는다
시선이 두려워 숨은 어둠이 흐느끼고
상념은 계란 흰자위로 흐르는 구름 진 태양에
찢어진 구름 사이로 삐져나온 조명
길가에는 운명처럼 일렁이는 인파
잠자는 대지에서 올라온 움직이는 새싹
그 사이로 꼬부라져 불거져 나온 정처 없는
불만이 아가리 언저리에 말라붙어 들썩이네
골목길 갈라지고 가랑이 찢어지듯 통증으로
발뒤축 마른 각질 구멍난 양말 위로 몸은 방황대고
머리속 그림자 갈등 구조에
아직도 내 뇌조각들이 여태 방황하고 있네
2009.09.29 20:04 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