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1

책향1 2009. 10. 20. 08:35

노란옷으로 갈아 입은 옷은

수 천 년 빗살 무늬로

질그릇에 나타났다

 

세파 조롱하는 역겨운 냄새

자아 보존 기전에 충실한 역할이

고려 동경의 녹처럼 묻어난다

 

바닷가에서 이성잃은 듯 혼자 서서

염문 풍긴 증거

 

손등이 튼 줄기에서 대지를

철없이 여기저기 똥칠하며  짠 수액으로 

바람 흔적을 혼자 핥는다

 

바람과 내가 센지 네가 센지

힘 자랑에

 

푸른 캔버스

노란 이젤에 걸터 앉은 작은 참새 한마리

하릴 없이 지저귀며

오동나무 심은 뜻을 되려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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