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책향1 2009. 9. 25. 16:53

나무 詩

 

대지의 혼으로 내공 쌓는다.

오랜 세월 터득한 인내

면벽한 달마로 언제나 이타행

 

누구처럼 말도 없다

옷가지 다 벗기고도

춥지 않다

 

새들에게 놀이터

사람에게 쉼터

베푸는 진정한 기부자

 

이름 없어

명예도 싫다며

호랑이 가죽 남기기도 싫고

 

몇 천년을 침묵으로

말 많은 호피사이엔스 내려보는

난 그래서 나무다

 

귀는 있어도 입이 없다

손이 없어 불법전입도

돈이 없어 땅투기도 못하고

붙박이로 겨울이면 나체로

그래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 득도

 

월하수목 네번째지만

가끔 투기꾼이 

내가 가꾼 영역 채 팔아넘긴다

 

집도 절도 없지만

철마다 보시로 스스로 만족하며

항상 즐기는 동안거 

하늘로 솟은 땅의 메신저로

바람따라 일렁인다.

 

2009.09.25 16:53 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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