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가 도성암 에워싸고
잔디 촉촉이 물방울 이고 있고
스님은 염불에 전념한다.
그윽한 향 사르며
진채하는 묵념 사이로
고귀한 진리 보인다.
물안개가 사방사계를
덮고 상서러움을 더 할 제
일연선사도 말없이 떠나갔다.
중생들의 아우성 뒤로 하며
반송은 묵객처럼 말이 없다.
도통바위 여전하고 달빛 아직 유장한데 두 성인 간 곳없고
염불소리만 허물많은 중생을 부른다.
산사의 고저녁함에
천년 고요 속 산새소리가
물안개 잠깨우며 풍경소리로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