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

책향1 2021. 3. 16. 06:43

 

감꽃

 

탱자나무 반쯤 걸린 비닐봉투 울던 날

살집이 두꺼운 제비는 경전 외듯

보리도 패기 전 그 고갯가 핀 허기

 

온통 초록으로 버무려진 떫은 밭

벌 나비 없어도 곡기가 부른다

살색 여린 몸피 아침햇살에 눈시리다

 

짚으로 엮이어 견디어 온 시간들

단물도 버리고 휑한 가슴이지만

아직도 별처럼 총총한 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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