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식탁
라면에 김치 종지 하나라도
웃고 싶은 마음에 이마를 짓찧으며
마른 귀를 떨구고 입은 다물었다
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진 면상에도
마음엔 황달이 오고 부음이 와도
맨발의 네 다리는 아직 성성하다
옹기종기 닿고만 싶은 밥상머리
저토록 저물도록 나 혼자 엎드리고도
삼시에 오순도순 예절을 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