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책향1 2020. 4. 17. 06:53

식탁

 

라면에 김치 종지 하나라도

웃고 싶은 마음에 이마를 짓찧으며

마른 귀를 떨구고 입은 다물었다

 

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진 면상에도

마음엔 황달이 오고 부음이 와도

맨발의 네 다리는 아직 성성하다

 

옹기종기 닿고만 싶은 밥상머리

저토록 저물도록 나 혼자 엎드리고도

삼시에 오순도순 예절을 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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