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시장국밥집

책향1 2020. 5. 5. 07:38

남해시장국밥집

 

세월이 눌러 붙은 묵직한 가마솥에

거대한 사골이 몸을 풀면

국밥이 좁은 골목을 기어간다

한 접시 수육에 좋은데이한 병이

서로의 시름을 다 밝히는 살가움

꺼진 가게 백열등만한 눈물방울

접시가 비어가고 늘어난 빈병들

서로의 고단함이 눈 녹 듯 녹아

아침에 보자는 약속만 담벼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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