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오르다

책향1 2019. 6. 21. 17:02

꽃무릇 오르다


막차 탄 봄볕 마른기침 소리나는 깊섶에

어찌 참있나 거리를 엿보듯 오똑한 꽃대하나

설레발 꽃샘추위에 정수리가 붉어졌다


쥐었던 손을 펴려니 관절염같은 돌턱에도

수줍게 눈이 달린 손으로 온몸을 데우는

햇빛 몇 줌이 보낸 강열한 절창에


앙다문 알몸으로 봄비에 순결을 허용하고

빗질도 못한 풀어헤친 붉은 머리

사태진 꽃 잔치에 당당히 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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