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 한쪽에

책향1 2018. 12. 12. 19:13

내 가슴 한쪽에

 

귀신불이 돌아다닌다는

그 큰 저수지 아랫길 양지듬에

마산벌을 달려온 삭풍을

양팔 벌려 맞던 오래된 아카시아 나무

어김없이 봄기운이 들불로 감싸 올랐습니다

가시가 유별난 그 곳에도 활짝 핀 흰꽃

향기로 맨 먼저 예쁜 미소가

삶에 지쳐 숨겨진 소나무 등결 같은 내 가슴 한쪽에

추억을 하얀 옥양목으로 펼칩니다

새록새록 돋아난 저편의 추억들이

옥양목에 가지가 돋기를 수 십 년

철저히 숨겨졌던 그 희미한 추억이

내 곁을 떠난 후 안개처럼 사라져 가도

소식 한번 없었지요

우연히 안부 문자 하나로 가슴 설레던 동화가 실화로

허둥지둥하던 내 마음 저편에서

추억이 현실로 달려와 내 앞에 섰습니다.

5월초 진한 향으로 피어서

우리의 청춘을 허공으로 불러내던 자리

꽃잎은 흩날려 버렸는지

답답한 내 가슴 한쪽에서 잊어지지 않는 네가

정답게 머물고 있어 늘 따스한 우듬지.

 

 

2018.12.12 19;10 북변리에서

*사진 출처; 필자사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엥꼽다  (0) 2019.03.28
누항의 봄  (0) 2019.02.17
꽈리  (0) 2018.10.20
겨우살이  (0) 2018.10.17
옥수수 풍장  (0) 2018.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