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 한쪽에
귀신불이 돌아다닌다는
그 큰 저수지 아랫길 양지듬에
마산벌을 달려온 삭풍을
양팔 벌려 맞던 오래된 아카시아 나무
어김없이 봄기운이 들불로 감싸 올랐습니다
가시가 유별난 그 곳에도 활짝 핀 흰꽃
향기로 맨 먼저 예쁜 미소가
삶에 지쳐 숨겨진 소나무 등결 같은 내 가슴 한쪽에
추억을 하얀 옥양목으로 펼칩니다
새록새록 돋아난 저편의 추억들이
옥양목에 가지가 돋기를 수 십 년
철저히 숨겨졌던 그 희미한 추억이
내 곁을 떠난 후 안개처럼 사라져 가도
소식 한번 없었지요
우연히 안부 문자 하나로 가슴 설레던 동화가 실화로
허둥지둥하던 내 마음 저편에서
추억이 현실로 달려와 내 앞에 섰습니다.
5월초 진한 향으로 피어서
우리의 청춘을 허공으로 불러내던 자리
꽃잎은 흩날려 버렸는지
답답한 내 가슴 한쪽에서 잊어지지 않는 네가
정답게 머물고 있어 늘 따스한 우듬지.
2018.12.12 19;10 북변리에서
*사진 출처; 필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