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책향1 2016. 4. 22. 20:16

앵두나무

 

우물 옆에 쌀 씻는 아낙네

조리로 쌀 이는 세월을 세고 있지만

저만큼 떨어져

얍삽한 봄이 조리 살 속으로 숨고

담장아래서 여태 누군가를 기다린 기억 속으로 사라진

곰배 연기같은 뜨물 속

음습하고 시끄러운 두레박이 밝혀온 내력을

읽어 보는 아침의 우물가

늘 입술에 붉은 연지 바르지만

바람 잘 일 없는 그의 곁

아직 보리밟기 하는

흰 달이 널 마중 올 때까지

붉은 상처가 아물면 행복할 거야.

 

2016.4.22. 20;14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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