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나무
우물 옆에 쌀 씻는 아낙네
조리로 쌀 이는 세월을 세고 있지만
저만큼 떨어져
얍삽한 봄이 조리 살 속으로 숨고
담장아래서 여태 누군가를 기다린 기억 속으로 사라진
곰배 연기같은 뜨물 속
음습하고 시끄러운 두레박이 밝혀온 내력을
읽어 보는 아침의 우물가
늘 입술에 붉은 연지 바르지만
바람 잘 일 없는 그의 곁
아직 보리밟기 하는
흰 달이 널 마중 올 때까지
붉은 상처가 아물면 행복할 거야.
2016.4.22. 20;14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