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책향1 2016. 4. 2. 19:40

비빔밥

 

손등에 핏줄이 들어난 상추도

목이 빳빳하던 콩나물도

머리 푼 미역도

온몸이 조각난 무도

붉은 열정으로 산 당근

수행만 하다 온 고사리

어두침침한 뒷골목을 휘어잡던 표고버섯

 

서로 몸을 섞고 부대끼며

그릇 속의 삶이 다른  아우성

욕심과 자만, 시기, 아집을

포용하는 고추장 한술에

모두 숨죽였다

지나온 역정을

모두 삼킨다.

 

2016.4.2 19;36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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