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책향1 2016. 4. 12. 15:29

4

 

새벽은 올거라고

미두질이나 하는 5월 입술 밑

바싹 마른 가지에

오랫동안 서성 거렸다

햇빛의 농도를 가늠하려는

새잎들이 봉창을 열고 내다본다

나들이 가는 봄바람에

허연 머리 날리는 노란민들레

 

과거는 잊은 지 오래된 봄볕이

멀미를 일으키지만

! 이제 만질 수도 없는

젊은이의 청첩장

지난 밤 내린 찬비 때문

혈서를 쓰듯 

사랑한다고

나뒹굴지도 못하겠네

봄을 살리기 위하여

실핏줄이 터지는

겨울과 봄 사이

거저 무뎌지는 마음뿐.

 

2016.4.12. 15.27 남해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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