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새벽은 올거라고
미두질이나 하는 5월 입술 밑
바싹 마른 가지에
오랫동안 서성 거렸다
햇빛의 농도를 가늠하려는
새잎들이 봉창을 열고 내다본다
나들이 가는 봄바람에
허연 머리 날리는 노란민들레
과거는 잊은 지 오래된 봄볕이
멀미를 일으키지만
아! 이제 만질 수도 없는
젊은이의 청첩장
지난 밤 내린 찬비 때문
혈서를 쓰듯
사랑한다고
나뒹굴지도 못하겠네
봄을 살리기 위하여
실핏줄이 터지는
겨울과 봄 사이
거저 무뎌지는 마음뿐.
2016.4.12. 15.27 남해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