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게
다락밭이 햇살에 익어가던 무렵
파란 부분이 불쑥 돋아
유난이 단 부분이 많아 보이던 네가
손톱으로 껍질 벗긴 하얀 속살로
그렇게 배곯은 내장을 요동치던 매운 맛은
무시방귀로 날아간지 아마 오래지
여직 반듯하게 잘린 흰 무가 엄마 젖 같이
달콤한 것은
밭주인에게 들켜
무 쪼가리 물고
꿇어 앉아 반성하던
기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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