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문 수막새
고추밭에서 불법 도박자금이 나왔다고
난리가 났다
어느 오래된 절터에서 웃는 사진이 나왔다
흙 묻은 5만 원 권보다 환한 웃음지은 기와 한 조각
평범함에 묻혀 지내다가 진리를 찾을 때의
기쁨은 두 배지, 그렇지
가물어 시들시들한 밭에서 큰 고구마가 나왔을 때를
생각하면 꼭 그렇다
글의 바다에서 꼭 필요한 말만 깎고 닦는 일이란
고구마 캐고 폐사지에서 웃음을 찾는 일이다
가을이 거쳐 간 고추밭도 다시 볼일이다
얼굴에 흙을 잔뜩 붙인 할매가 웃으며 나올 줄은 아무도 모른다.
2015.11.23. 11;40 상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