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면문 수막새

책향1 2015. 11. 23. 13:42

인면문 수막새

 

고추밭에서 불법 도박자금이 나왔다고

난리가 났다

어느 오래된 절터에서 웃는 사진이 나왔다

흙 묻은 5만 원 권보다 환한 웃음지은 기와 한 조각

평범함에 묻혀 지내다가 진리를 찾을 때의

기쁨은 두 배지, 그렇지

가물어 시들시들한 밭에서 큰 고구마가 나왔을 때를

생각하면 꼭 그렇다

글의 바다에서 꼭 필요한 말만 깎고 닦는 일이란

고구마 캐고 폐사지에서 웃음을 찾는 일이다

가을이 거쳐 간 고추밭도 다시 볼일이다

얼굴에 흙을 잔뜩 붙인 할매가 웃으며 나올 줄은 아무도 모른다.

 

2015.11.23. 11;40 상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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