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

책향1 2015. 11. 28. 10:41

 

노가리

 

오래된 절집 목어처럼 마른 배를 들어냈다. 다듬이 방망이로 두들겨 맞아 대가리도 혀도 가루가 됐다. 더 이상 꾸덕한 노가리 풀 일은 없다. 경전을 수도 없이 읽은 양 수의도 유언도 없는 수도승을 본다. 대양에서의 푸른 꿈은 뭍에 올라 산산이 찢어졌지만 언젠가 비바람 맞으며 쌓은 수행은 모래 사리 한 알이라도 씹히면 그의 경력을 정확히 알 수 있다.

 

 

2015.11.28. 10;38 남해 상주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 터  (0) 2015.12.14
막걸리잔 위 파리 한 마리  (0) 2015.12.13
상(峠)  (0) 2015.11.23
인면문 수막새  (0) 2015.11.23
파적(破寂)2  (0) 201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