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국 대궁 홀로 선 까꾸막
고춧대 옆 찢어진 비닐 펄럭인다
고랑에 몇 포기 남은 늦 배추
치마끈 동여 맨 어머니 모습
짧아진 햇살 타고
바동거리며 보리 고랑 넘나들던
까칠한 하늬바람에
방한복 걸친 마당 수도꼭지
봉창 바람구멍 여미는 찬 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