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말가오지

책향1 2015. 10. 3. 16:33

 

 

손 모내기하면 자갈들이 뾰족한 송곳으로 찔러대고

물을 대면 홀쭉하게 잘도 빠지던 얼레미 같이

헐렁하던 논배미

느린 시간을 눈물로 반죽해서

물꼬 잘 만들 필요도 없고

키타진입제도 벌벌 떨던 이화명충

멸구가 왕성한 식욕 발휘하며 날뛰고

근사미에도 큰 소리 치던 방동사니

모두 아우성만 치던

크지도 작지도 않던

하천부지 위에 누워

못이 진 등 너머로

뻐꾸기 소리 갸날프게 들려오던

이제는 희미해진 도열병 같은 서말가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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