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띄운 화두(話頭)가
물결치는 저 벼랑에
배꼽처럼 대가리가 뭉개진
느끈한 가부좌 튼 녹슨 나사로 보입니다
서로의 매 발톱을 이기지 못하고
결코 떨어지기 싫은 천생연분입니다
살그머니 조이거나 풀리거나
들어가거나 품거나 틈이 없는 성긋한 아귀지요
술 담배마라 하지도
이부자리 펼 이유도 없이
감당 못하는 서로의 여문 욕구를
교합(交合)하는 평생의 기찬 정반합
곁눈질은커녕 어금니 깨문 저런 사랑
어디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