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철(凹凸)

책향1 2015. 6. 9. 14:35

 

 

산등성이 넘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띄운 화두(話頭)가

물결치는 저 벼랑에

배꼽처럼 대가리가 뭉개진

느끈한 가부좌 튼 녹슨 나사로 보입니다

서로의 매 발톱을 이기지 못하고

결코 떨어지기 싫은 천생연분입니다

살그머니 조이거나 풀리거나

들어가거나 품거나 틈이 없는 성긋한 아귀지요

술 담배마라 하지도

이부자리 펼 이유도 없이

감당 못하는 서로의 여문 욕구를

교합(交合)하는 평생의 기찬 정반합

곁눈질은커녕 어금니 깨문 저런 사랑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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