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리 버스정류장

책향1 2015. 5. 29. 16:53

 

 

마른 햇빛이 염하듯 엉겨드는

들판에 누운 길의 어디쯤

한줄기 바람에 멱살 잡힌 간판은 기울고

가로수가 깁스하고 목발 짚은 그 어귀

하드 막대기에 달라붙은 개미

옆구리 접질린 가로등

누가 내다 버린 찢어진 소파

그 위 권속(眷屬)으로

“고소득 보장 홀서빙”

혼자 있기 거북한

실핏줄이 확장된

적멸보궁이 된 듯

간헐적으로 버스가 오는

노량리 버스 정류장의 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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