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시”라꼬?
“남해군, 중국 풍성시와 문화교류 추진”은 남해군에서 16일 배포한 보도 자료의 제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에 풍성시(豊城市)는 없다. 한국어로만 존재하는 도시명이다. 외국의 인명이나 도시명 등은 원음 표기대로 발표하는 것이 맞다. 다만 관습화 된 베이징과 북경, 동경(東京)과 도쿄는 두 가지 모두 인정한다. 문화 교류를 하자면서 상대 도시의 이름을 엉터리로 표기 하는 것은 비록 남해군만의 일은 아니나 상대에 대한 결례다. 당연히 등자룡 장군 이름은 이미 관습화 되었으므로 굳이 원음 표기를 할 필요는 없다. 풍성 시의 경우는 관습화는커녕 익숙하지 않는 중국 도시명이므로 말 할 필요도 없다.
여기서 풍성 시는 당연히 익숙치도 않고 한국인들은 중국 어디 쯤 있는 도시인지도 모르고 있다. 과거 노량승첩제에서도 공식 중국 방문단의 개인 이름을 우리 발음으로 소개하는 바람에 얼굴이 후끈거렸다. 공식 식장에서 우리 식으로 읽고 발표하는 것은 대단한 외교적 결례다.
과거 남해군 보도 자료에는 일본의 자매도시인 오구치(大口) 시를 “오오구찌”로 표기하여 필자의 지적을 받고도 오랫동안 시정되지 않았다. 일본에 대해서는 친절(?)하게 원음 표기하면서 중국은 우리식대로 읽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가관인 점은 이 보도 자료를 받은 각 언론사에서는 어법에 틀리는 부분을 찾아 수정 보도해야 하나 그대로 보도하는 바람에 언론사들 역시 오류를 범했다.
편하게 기사 작성을 하는 버릇을 버려야 좋은 글이 나온다. 참고로 풍성시의 표기는 펭쳉시라 해야 옳다. 펭쳉(Fēngchéng,豊城 )시는 중국 내륙 강서성의 소도시로 등자룡 장군의 고향이다.
2015.1.9.15;37 노량에서
'우리말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카 (0) | 2016.06.27 |
---|---|
“々”에 대한 설명 (0) | 2015.02.24 |
안다와 않다 (0) | 2014.02.18 |
나가리와 뎃기리 (0) | 2013.11.12 |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0) | 2013.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