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맛집 기행

B. 오랜 전통이 숨 쉬는 다나식당

책향1 2014. 3. 7. 09:56

B. 오랜 전통이 숨 쉬는 다나식당


♣ 전문요리 : 동태찌개

♣ 주소 : 남해군 남해읍 스포츠로 11

♣ 연락처 : 055)864-5170

♣ 위치 : 유배문학관 앞

♣ 홈페이지 : 없음

♣ 주차 공간 : 자체주차장 5대, 이면 도로 공터

♣ 좌석 정보 : 150석


남해도에서 생선찌개 전문집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점은 아마 횟집이 많은 탓일 것 같다. 회를 시키면 해물 매운탕이 반드시 나오므로 별도로 생선찌개를 주문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남해읍내의 남변리의 옛집에서 맛보기 시작한 이 집의 동태찌개는 그 맛이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장점이 있다. 오늘처럼 비가 오고 쓸쓸함 함이 느껴지는 날 이런 날은 동태 한 마리 사들고 들어가 얼큰함을 즐기는 것이 어떨까 하다가 발길을 돌리게 되는 집이다. 이집에서는 뜨끈한 동태찌개 한 냄비에 얼큰하고 시원함을 느끼면서 맛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지난 1월 겨울이 안 춥다고 궁시렁 대니 그 매서운 맛을 톡톡히 본적이 있다. 그런 날은 그저 매운맛으로 속을 덥히는 게 최고다. 단단한 무를 골라 숭덩숭덩 썰어 넣고 매운 고춧가루 푼 이 집의 동태탕을 먹으면 콧잔등에 땀이 좌르르 나면서 칼바람에 맹맹했던 코끝이 벌렁벌렁 하도록 팽하니 한번 풀고 다시 숟가락질을 시작하면 이번엔 추위로 움츠렸던 어깨가 좌악 펴진다. 여기에 반주로 딱 소주한잔만 곁들이면 세상 시름이 다 날아가 버린다.

어릴 때 평야지대인 우리 동네에서 먹는 생선은 냄새나는 간 갈치나 꽁치와 오징어, 겨울철 동태가 전부였다. 5일장인 현풍시장에서 얼음처럼 꽝꽝 언 동태 한 마리를 신문종이에 말아서 지푸라기로 묶어 들고 오신 어머니는 닭 잡을 때 쓰는 큰 정지 칼을 내리쳐서 동태를 토막 냈다. 저녁 밥상에 동태찌게가 오르면  나는 눈알을 먼저 먹겠다고 찌게를 뒤집는 소란을 피웠다. 동태눈을 먹으면 눈이 좋아 진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아무 맛없는 동태눈을 먹어야 동태찌개를 다 먹은 것 같았다. 겨울 동태는 언제나 알이 가득 찼는데, 아버지는 어머니가 따로 떠드린 알을 나눠서 “야, 동태 천 마리다, 이놈들 다 먹어라”하며 밥숟갈에 얹어 주셨다. 그 때는 빈한함이 곳곳에서 묻어났지만 그 때의 맛을 느끼며 이곳에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으니 필자만이 느끼는 식도락의 행복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