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

책향1 2013. 12. 29. 14:14

 

 

수제비

 

서울사람들이 강남 평당 몇 천만원 짜리 

아파트 늘릴 때

한 여름 땡볕 아래서

어머니가 삼베 적삼 다 젖도록

쇠깔쿠리로 내 머리통만한 자갈 들어내며

수제비만 한 하천부지 한 뜸 한 뜸 늘리듯

밥상 위에서 겨우 민

미공법 480조의 질긴 밀가루 반죽이

어느 날 홍수에 흔적도 없이 떠내려가고

물에 잠겨버렸다

떠내려간 자갈밭같은 뜨거운 수제비가

아직 목에 걸려 넘어가질 않는다.

 

*미공법 480조에 의한 미국의 잉여 농산물인 밀가루가

과거 공공사업장에서 임금대신 지급되었고 자루 오른 쪽 밑에는

"미국국민이 기증한 것. 팔거나 바꾸지 말것" 이란 한글과 여러나라 문자가

적혀있었고 악수하는 그림이 있었습니다.형이 일하고 받아온

질좋은 밀가루가 몇십포씩 있었습니다.

*제고향 현풍은 낙동강 지류가 많아 하천부지가 많았습니다. 당시 제방이 없어

홍수가 나면 밭이 떠내려가거나 밭이 돌덩어리 무더기로 변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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