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책향1 2013. 12. 29. 10:49

 

 

고추

 

숲속에서

시퍼렇게 오줌 찬 고추가

땡볕 슬하에

팬티나 올리고 서있지

부끄럼도 없던 그놈에게

서늘한 그림자가 음습하니

촌음을 아낀 자외선 바른

가을 타고 초췌한 몰골로

툇마루 위에서 겨우 안 붉은 부끄럼이

삭신을 다 쑤신다.

 

 

2013.12.29 8;47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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