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추
숲속에서
시퍼렇게 오줌 찬 고추가
땡볕 슬하에
팬티나 올리고 서있지
부끄럼도 없던 그놈에게
서늘한 그림자가 음습하니
촌음을 아낀 자외선 바른
가을 타고 초췌한 몰골로
툇마루 위에서 겨우 안 붉은 부끄럼이
삭신을 다 쑤신다.
2013.12.29 8;47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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