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밤
구멍 난 봉창
흙벽 금 사이로
찬 바람이 등잔 불 여미고
헛간에 달아놓은 시래기
바삭 바삭 마른 기침
툇마루 밑 빈 소줏병
휘파람 불고
대문간 찌그러진 양동이
소리 내며 구를 때
서리 내린 밭
끝물 무 동상 걸렸다.
2013.11.26 15:39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