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묵
그녀가 먹빛으로 치장하고
네모난 얼굴로 왔다
멀리 굴참나무 밑에서 싸리나무 사이로
오랫동안 굴러서 왔다
산비둘기 똥 위로 은사시나무 그루터기에서
잠시 쉬다가 왔다
오일장 오후 오래된 놋그릇에 김으로 다시치장
연한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잘게 씹혀 묵사발 되어
거참 흰 막걸리 잔에 나체로 빠진
그녀가 지렁이처럼 꿈틀 거린다.
2013.12.3 노량에서
도토리 묵
그녀가 먹빛으로 치장하고
네모난 얼굴로 왔다
멀리 굴참나무 밑에서 싸리나무 사이로
오랫동안 굴러서 왔다
산비둘기 똥 위로 은사시나무 그루터기에서
잠시 쉬다가 왔다
오일장 오후 오래된 놋그릇에 김으로 다시치장
연한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잘게 씹혀 묵사발 되어
거참 흰 막걸리 잔에 나체로 빠진
그녀가 지렁이처럼 꿈틀 거린다.
2013.12.3 노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