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바다

책향1 2013. 11. 19. 13:28

 

노량바다

 

쪽빛 바다에 머리 감는 미역들 엮은

노량 다리에 걸린 태양이 물동이 인 여인 겨드랑이 적시듯

바닷물에 씻기운 날씬한 감빛 피부의 팔등신

일렁이는 물결에 조는 듯 말이 없다

드센 파도에 각혈하는 노을에

소나무 각질 벗고

바람에 부풀린 그림자가

쟁쟁한 햇살과 어렴풋한 추억을 더듬고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멍든 바다가 바람에 날아갈까 근심어린

산허리 돌아 어디쯤

몸을 풀어놓을까

관음포 목젖에 들러붙은 숲에 앉아

어쩌다 핀 진달래 한 송이 톡 꺾어

거북선 용머리에 대보니

하나의 형상이 혁명기처럼

오래도록 펄럭거리고 있다.

 

2013.11.19 13:28 노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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